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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꽃의 노래
이름: 소요거사


등록일: 2011-05-20 11:43
조회수: 846 / 추천수: 135




다닥다닥 붙어 한무리의 휘황한 팬타지의 세레모니를 연다.
저 만큼 산 등성이에서 불어오는 살랑바람에 뚝뚝 이별의 손짓인양
생명다한 친구들을 버린다.
만남과 헤어짐의 아품을 겪으면서도 조금도 우울하지 않다.

붉음과 푸름은 태생적으로 환상의 연리지(連理枝)다.
나비떼의 윤무(輪舞)가 없어도 고풍스러운 밀어를 놓지 않는다.
내 연인이여!
영원히 매듭지는 청모시 옷고름 같은 그리움이
포슬포슬 날린다.

이어지는 돌담을 사이두고 빨갛고 하얗게 웃음꽃이 가지마다 엉킨다.
잎에는 솜같이,나무에는 산호같이, 덤불에는 실크처럼,
그렇게 봄눈이 쌓이면서 오월의 태양은 감금되어 있다

「나 하나 꽃 되어 풀밭이 달라 지겠느냐고 말하지 말라
   네가 꽃 피우고 나도 꽃 피우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 되는것 아니겠느냐...」

봄밭의 풍요한 공백에서 조동화 시인은 어딘가의 '나'를 찾는다.
그렇겠지....
나 하나는 어려워도
너와 나 푸른 하늘을 잃고서도 허전하지 않은 걸음으로
함께 걷는다면 결국 온통 꽃밭 되지 않겠느냐.



봄은

꽃이다
꽃은
둥글다
그러므로 봄은
모나지 않고 둥글다

나풀대는 잎파리가 길 건너 가려는듯 여린 바람의 꼬리를 잡고 있기에
입 동글게 오무려 휘익~ 입파람을 불자
히야, 홀잎으로 가벼워져 훌쩍 여덟척(尺)을 뛰어 넘는다.
봄이 둥글기 때문이다.

봄은
색(色)이다
꽃은
형형색색이다.
그러므로 봄은
븕고.희고, 노랗다



꽃의 붉음은

더 이상 젊지 않다는 콤플렉스를 에너지로 대체하여 젊음을 유지해 준다.
잎의 푸름은 몸속의 장기를 해독하는 시각적 효과가 있어 건강에 도움을 준다.
주황은 행복과 친근감을 주며 검정은 예술가의 자기 에너지 보호다.
시인처럼 나홀로 가면서도 외롭지 않는 것은
느슨한 꽃가루의 흩날림 위로 햇살이 튀어 나오는 것은
봄이 색이기 때문이다.

병풍처럼 앞뒤를 둘러주는 금강송 숲에서는
이따금 나른한 봄날 오후의 침묵이 바시시 무너져 내린다.
새 한마리 날지 않지만 에머랄드 하늘에 푸르름이 들어 났다가 다시 털구름이
모이면 숲은 호젓함을 깨트리고 참회의 시를 써 내려 간다.
비록 생명 다한 꽃잎일 망정 지켜 주지 못함에 대한.

어디에서 나를 찾는가.
너무 넒은 여백의 황량함은 허무와 몽환을 동시에 부추긴다.
봄이 주는 은밀한 매혹이며 동경이다.



꽃길은

걸어도 걸어도 해답없는 침묵이다.
너무 황홀한 저 한폭의 수채화에서 비켜설 용기가 없다.
무게 잃은 고열의 들뜸은
드디어 허(虛)와 무(無)의 갈피를 헷섞는다.

향기 취한 몽롱한 몸을 풍덩 그 속에 던지고 말리라.
뚝뚝 떨어지는 꽃물의 선율은 가야금 아홉줄 현(絃)위에 쉬지 않고 스르렁
댈터이고
반복되는 에드립에 나는 헛깨비 모냥 휘청댈 것이다.

「봄 강 양 언덕에 온갖  꽃이  만발하고
   허공에 뜬 밝은 달에 숲이 온통 하얐네
   밝기가 낮 같아 아름다운 이 밤 좋아
   홀로 강둑에 와서 그윽함을 찾아 보네」

봄강 꽃핀 달밤(春江花月夜)의 강가에서 왕석(王錫)은 나 처럼 혼미하지 않았을까.
꽃에 취하고 향기에 취해서도 독백처럼 읊조린다.

「밝은 달빛에 홀연 고운 이 만나게 되어
    어우러져 애끓는 봄을 보냈네.........」



산 등성이 넘어 남풍은

어디로 밀려나 있는가.
꽃들은 다시 핑그르르 되돌아 눈 웃음만 맴돈다.
으젖하게 뻗고 늘어진 가지들에 황홀한 맵씨를 바싹 붙이고
나그네의 떠나는 길목에 눈부신 법열(法悅)로 자취를 뻗고 있다.

늙으막의 내 여생은
꽃 처럼 빛나게 호젖이 살고 싶으다.
툇마루에 앉으면
매화가 보이고, 동백이 보이고,진달래, 영산홍이 보이는 곳에서...

그러나
세속에 찌든 때 덕지덕지 앉은 몸을
청산녹수 군소리 없이 받아 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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